지난번 작가의 작품전에서 필자는 '節制와 詩情이 濃縮된 色彩의 饗宴'란 제하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요약해서
정리를 해 보면 '작가 유진은 한국화단에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확립한 유능한 중진이다. 그 까닭으로는 첫째 장황하고
설명적인 군더더기를 말끔이 떨쳐버리고 필요한 진수만을 간결하게 표출함으로서 예술성이 높다. 둘째 기법상의 분석을 해
보면 가시적인 외연이나 자연의 피사체, 물상들은 그 모두가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매개체나 수단으로서만 활용할 뿐이다.
셋째 문인이 장황하고 긴 설명의 한계를 느껴 소설 대신에 몇 줄의 시어로 압축하고 축쇄하여 표현의 진수만을 작품으로
완성하듯이 그의 예술은 함축의 미학을 통한 또 다른 자연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서술한 적이
있다. 한마디로 현란한 색채의 마술성, 자유롭고 힘찬 붓 텃치의 율동미, 힘찬 생명력이 화면에서 꿈틀거리는 전체적인
톤과 분위기를 지적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후 5년이 지난 이번 발표작들은 미의 질서가 정돈되고 구상적 요소의 현대적 감각의 대서사시를 연출하듯 중후하면서도
모노톤한 색조의 발현, 이상적인 공간분할 등 한편의 동화(童畵)를 보는 느낌을 주고 있다.
마치 동양화에서 보는 먹의 번짐효과의 기법을 구사한 듯한 갈색조의 덩어리진
강변의 수목들, 기하학적인 선과 면으로 간결하게 축소해 버린 청록의 산과 마을과 논과 밭, 동구 밖 앞 들판의 강물,
불과 몇 가지의 색조로 가을의 이미지를 풀어내는 고도의 기법과 방법론 등 작가의 기량과 테크닉, 표현의 한계가 어디에서
어디까지인가 헤아릴 수 없는 무궁무진한 번득이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남단의 끝인 마라도를 바라보는 이미지,
돌산 앞 바다를 조망해 보는 인상주의와 포비즘 양식이 조화된 어법, 강 건너의 피안에 취락하고 있는 어촌마을 등 이 작품
속에는 예술의 본령인 해학과 풍자, 기지가 이미지화로서 안견의 '무릉도원'처럼 시정이 솟구치고 넘쳐나고 있다. 억겁이
흘러도 말이 없는 자연의 감동이나 울림을 표현할 길이 없어 그 격정과 찬라적인 시점의 순간을 이미지라고 하는 용광로 속에
부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의 예술은 미의 극치를 연출하고 있다.
그의 예술의 진면모나 표현상의 테크닉 등을 심층분석을 해 보면 상당한 수준에 가 있다. 형상과 실상의 자유자재로운 묘사력과
표현상의 기교와 창작력, 자유의 미학을 도입한 색채구사의 마술성, 그리고 화면의 경영 능력이 뛰어나 있고, 양식상의 변주를
필요에 의하여항상 가능케 하는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화단의 중진이 아닌가 싶다. 그는 우리나라 정상의 거목인 오지호
화백과 임직순 거장들을 지도교수로 하여 대학에서 사승을 했다. 철저하게 이수한 그 저력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것이다.
결론으로 정리를 해 보면 그의 작품의 기조와 경향은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인상주의 화풍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근작들의
특징을 보면 선명하면서도 신선하고 현란한 색면의 극적인 대비, 예리하고 리얼한 선묘 보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덩어리진
형상의 이미지화, 합리적인 여백의 분할 등 화면을 순도 높은 작품성이나 예술성으로 관리하고 있는 작가의 정신주의가 노정되고
있다. 말하자면 자기어법, 자기언어, 독창적인 자화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미래지향적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화가라는 것이다.
그의
작품의 기조와 경향은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인상주의 화풍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근작들의 특징을 보면
선명하면서도 신선하고 현란한
색면의 극적인 대비, 예리하고 리얼한
선묘 보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덩어리진 형상의 이미지화,
합리적인 여백의 분할 등 화면을
순도 높은 작품성이나 예술성으로
관리하고 있는 작가의 정신주의가
노정되고 있다.
말하자면 자기어법, 자기언어,
독창적인 자화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미래지향적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화가라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인환씨도 그의 작품평에서 '현란한 색채의 무끔의 전개, 자유롭고 힘찬 율동에 의해
파동치는 꿈틀거림 같은 것의 집합이다. 사물에 대한 묘사적인 접근 보다는 유동하는 감정을 얹어 다채롭게 풀어놓은 빌과
형상의 축제이다'라고 서술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예술의 가능성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전체적인
콤퍼지션과 특징은 작가 유진의 오리지날리티가 충분이 공인되고 식별이 가능한 수준의 작품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의 작품의 중심사상과 주제는 인간주의 실현에 있다. 그가 가끔 자연을 擬人化 기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우주의 섭리에 순응하려고 하는 작가의 정신주의 때문이다. 이번 작품전이 그의 화가로서의 역정에 중간결산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변화하는 모습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자 한다.
<해변정경>
53x40.9cm
Historical poem created by
sensitive sounds or banquets of color.
Nam Su Kim
/ Fine Arts Curator
<남해도에서> 53 x 40.9 cm
From the authors last year
exhibition he wrote about the concentrated temperance and poetic sentiment
in a colored banquet. Summarizing the writing, author Eugene is a
talented prominent figure who established the reader's piece of work
in the Korean art gallery. The first reason is because he threw away
the superfluous length and explanations, expressing the only needed
presentations adding towards the higher artistic essence. Second,
when analyzing the techniques the hypocrisy of denotation, the subject
of nature, and the shape of the objects are used as means to sublimate
the way of its process. The third being tedious, usage of few lines
of compressed poetic diction
instead of the novels long explanations are felt as
its distinctive feature. Expressing its only essence completes his
work. The splendor of the magic of color, its free and powerful brushstrokes
movement, and energetic consistency of life is indicated on screen
as a whole.
However, after 5 years, the present exhibition shows the order of
beauty where the elements of plot presents the modern sensation of
poems. The revelation of the color and the idealistic separation of
space give the impression of an animation story. As if seeing the
brown forms of mass created by the spreading effects of ink-sticks
from an oriental painting, concisely reduced lines and surfaces of
mountain, village, and ricefield, river in the field in front of the
village, high technique and ways of expressing the village's image
with only few colors, shows the endless latent faculties. The image
of "Marado" in the southern end of Korea, the expression
of including the impressionism and fauvism in the image of the stone
mountain viewing the ocean, the humor and satire in the image of the
fishing village situated across the shore, shows the image of 'utopia'
where the poetic feeling soars and overflowing. As eternity passes
the silence of the nature's sensation or the difficulty in expressing
the echo causes to describe his extremeness of art
with passion and brilliant moment in time which seems
to be poured into a melting furnace. If we psychoanalyze his true
artistic character and his expressive techniques, he is truly at a
high level. The shapes and the freely flowing image portrayal, expressions
of his skill and originality, the magical color-study which includes
his artistic freedom, his incredible ability to manage the surface
of the screen, and his sense in verifying the potential energy in
his work all leads us to point him out as the leader in the painting
circles. Painter Eugene was mentored and led through his inner artistic
world by the great painter Ji-ho Oh and Jik-soon Ihm during his college
years. The completion of his thorough artistic energy led him to be
the great painter he is today.
In conclusion, the basis of his work leans towards the light and color
of the impressionistic style of painting. However his latest works
show clear and fresh characteristics of brilliant and dramatic change
of color, flexible and softly shaped mass rather than a sharp and
a clear image, and reasonable separation of space and increased level
of presentation of the authors spirit of mind is exposed. So to speak,
he is an artist suggesting of futuristic possibilities worrying and
troubled to create self-expression, self-language, and originality
of creation of self-portrait. Artist curator In Hwan Kim reviews his
work 'brilliant development of color, gathering of free and powerful
movement of fluctuating waves. Celebration of descriptive object approached
in flowing expression of feelings with colorful loosened shapes.'
He supported the artistic possibility of Eugene's work. This year's
works entire composition and distinctive feature of artist Eugene
is the originality of sufficient publicly of identification.
His works center image and topic lies in humanistic realization. The
reason why he often personifies nature is to show human beings and
nature's coexistence and the authors wants to overpower the universe.
As an artist this exhibition reasons as the settlement of his center
adaptation means. A big interest is looked upon his future chan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