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대표적인 예술양식, 작가만의 사유(思惟)의 철학과 정신주의, 세계의 공감대를 얻어낼 때 비로서 그 예술은 홀로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작가 정다운은 일단 자기만의 예술양식에서 성공하고 있는 화가가 아닌가 싶다. 문학평론가 채수영씨는 정다운의 전시평문에서 ‘정다운의 그림에는 현실을 소재로 하여 그만의 독특한 해석을 첨가하는 상상력의 여행에 특유한 기교가 숨어있는 것도 삶의 달관에서 얻어진 예술혼의 철학이 들어 있음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라고 정곡을 지적하고 있다.
정다운의 작품세계를 심층분석을 해보면 형식과 규제, 내용과 정신주의 등 3가지 시점분석(視點分析)이 가능하다. 첫째는 양식상의 문제다. 그의 예술은 기법과 방법론 등에서 기존질서에 저항하려는 집요한 노력과 시추(試錐)가 돋보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표현상의 테크닉이나 전통화법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새로운 시도가 작가의 신념으로 자리잡아 진행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리한 선묘나 공필적인 섬세한 묘법을 배제한다던지, 붓작업이 러프하면서도 깊고 두터운 마티엘 등 중후하면서 세련미 넘치는 화면분할과 조화로운 물상의 구성 등 종래의 구법에서 보기 드문 새로운 양식상의 특징이 돋보이고 있다. 특히 산뜻하면서도 맑고 화사한 색채와 색점의 분할 등은 혼합색 보다는 단색조의 독립된 설채(設彩)를 통하여 선명하고 유니크한 한국의 빛깔을 표현하려고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국적인 색채의 판타지 오방색은 색의 요정이라 일컬을 만큼 마치 색채의 조련사처럼 자유분방한 작가특유의 색의 유희(遊戱)를 구사하고 있다.
두 번째의 특징은 비록 유재를 매재(媒材)로한 유럽 화풍과 회화양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화면의 분위기는 한국성을 지향하는 통일된 감각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령 동양화에서 발견되는 발묵법 등 색의 번지기 효과나 면과 면을 접합하는 통일된 형상의 발현 등은 작가특유의 개성주의에서 비롯되는 조형의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세 번째는 그의 조형사상과 정신주의 문제다. 그가 화폭에 담고 있는 화풍과 소재들은 한결같이 그가 낳고 자란 남도의 풍정과 서정, 향수를 시인의 밀어처럼 화폭에 수 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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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애환과 환희, 짜릿한 바닷바람을 타고 코끗에 스며드는 솔방울 향기의 내음, 파도소리와 해조음(海潮音)을 타고 전해지는 소라껍질의 신묘한 소리 등 이렇듯 애절한 추억과 살가운 옛 생각들이 오늘날 정다운의 예술로 둔갑하고 승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촌 풍경 53 x 45.5cm
짙어가는 가을 53 x 4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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